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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도 몇몇 요괴들은 소원을 빌기 위해 각자 준비해둔 공물을 가지고 신사로 향했다.

신사의 문을 열고 제단 앞으로 향한 요괴들은 제단 위에 놓인 낯선 물건을 보고는 의아해했다.

 

제단 위에는 천으로 만들어진 끈 여러 개와 함께 작은 메모가 놓여있었다.

 

[소원이 이루어지는 팔찌 : 두 사람이 이 끈으로 각자의 손목을 묶으면 소원이 이루어집니다!]

 

"저번에는 소풍이더니 이번에는 팔찌... 도대체 이거 누가 써놓는 거야?"

 

"모르겠는데.... 일단 이거 한번 해보자!"

 

"근데 꼭 둘이 해야 돼...? 한 사람만 하면 안 되나...?"

 

"여기 꼭 두 사람이 해야 한다고 쓰여있잖아! 해보자 해보자!"

 

그리고 요괴들은 천을 각자의 손에 나눠 묶었다.

 

.

.

.

 

 

"뭐야, 이거 아무 효과도 없잖아!"

 

"그... 그럴 리가 없는데...!"

 

"그 쪽지 좀 다시 읽어봐!"

 

"어... 소원이 이루어지는 팔찌, 두 사람이 이 끈으로 각자의 손목을 묶으면 소원이 이루어집니다."

 

"잠깐, 거기 귀퉁이에 또 뭐라고 적혀있는데?"

 

"어? 그렇네? 어디 보자... 추신.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확실한 보장은 못 합니다. "

 

"......."

 

"우리, 속은 거지?"

 

 

자신들이 속았다는 걸 안 요괴들은 허탈해했고, 이내 손목에 묶인 천을 풀려고 했다. 

하지만, 천은 마치 무언가로 붙이기라도 한 듯이 손목에서 떨어지지 않았다.

풀어지지 않는 천을 한참 동안 붙잡고 있던 요괴들은 이내 다른 방법을 찾아 천을 잘라내거나, 불태우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다.

 

 

"일단은.... 하루 동안만 이러고 있어볼래? 언젠간 풀리겠지... "

 

".... 그래, 그러자"

 

시무룩한 기색을 내비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요괴들을, 누군가의 그림자가 신사의 지붕 위에 앉아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.

Story chapter 3 : 신의 장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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